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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4. 2.

Short Story 그녀 #2



#2

사실 아빠 회사가 부도 났다는건 새빨간 거짓말이다. 하지만 난 수업에서 교수가 던지는  "What is Shakespeare's rhetorical purpose in lines 3-5 of the first stanza?" 따위의 질문들에 진절머리가 나있었고 더이상 셰익스피어가 어떤 이름모를 여인을 따먹으려고 싸지른 작업 각본들을 해부하고 싶지 않았다. 프린스턴을 떠나야 한다. 물론, 그녀의 대답에 달려있지만.

누나는 갑작스런 고백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날 좋아한다고? 니가? 니가 왜 날 좋아해?"

사실 이런 반응이 나오는게 당연하다. 나는 그녀를 좋아하는 티를 한번도 낸적 없으니까. 이럴때만 그 셰익스피어 작자가 나라면 뭐라고 했을지 궁금해진다. 빌어먹을.

"고백했는데 반응이 영 시원찮네. 고백한 사람 민망하게 "왜"가 뭐에요?
아무튼, 우리 집안이 폭삭 망해서 거지된거 빼곤, 저 그럭저럭 괜찮지 않아요?"

"웃기지마. 너의 아버지 일은 미안하게 됬지만 난 연애나 할만큼 한가하지 않아. 먼저 갈게."

조금 화난 표정으로 벤치에서 일어나 벌써 저만치 걸어가는 그녀. 그녀의 멀어지는 가녀린 뒷모습을 보면서, 말은 무심한듯 차갑게 뱉고 갔어도 속으론 별의 별 생각과 걱정을 하고 있을거란 것 쯤은 알수있다. 난 이런 그녀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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